길따라 물따라 | 천년의 지혜를 만나다. 경남 합천
살아있는 천년의 지혜를 만나다
경남 합천
글·이수근 | 사진·한승호(홍보실)
‘해인사 소리길’를 걸으며 자신과 자연이 소통하다
해인사 소리길
소리가 들린다. 청아한 물소리, 웅장한 폭포소리, 맑은 새소리, 부드러운 바람소리, 이 모든 소리는 자연과 천년을 훌쩍 넘는 시간이 만들어 내는 소리이다. 걷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소리에 빠져드는 길,『 2011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을 맞이하여 조성된‘해인사 소리길’이다.
해인사 소리길
소리길에서는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듣는 길이다. 듣는다는 것이 바로 소통의 시작. 소리길에는 소통이 있다. 자연과 인간이 교감하는 생명의 소리만이 쉼 없이 울려 퍼지는 길. 수많은 시인과 묵객들이 거닐며 사유하고 때로는 은둔하며 아름다운 자연을 노래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었던 곳. 홍류동천에는 무릉도원으로 가는 관문인 축화천을 시작으로 흐르는 물소리로 산도 모두 귀먹게 했다는 농산정에서 절정을 이룬다. 신선이 남쪽을 향해 피리를 부는 모습인 취적봉과 빛을 머금은 바람이 춤추는 여울목인 광풍뢰, 도인의 흐르는 눈물이 푸른 물결에 더해지는 낙화담 등을 거치게 된다. 소리길은 귀만 즐거운 곳이 아니다. 눈도 즐겁다. 계곡의 맑은 물과 시퍼런 폭포수, 산길 곳곳에는 녹색융단을 뒤덮은 듯 이끼 낀 바위와 돌도 훌륭한 볼거리다.
해인사 소리길
홍류동 계곡을 따라 이어진 해인사 소리길은 천년 세월의 무게가 녹아 있는 합천 8경 중 3경인 동시에 가야산 19경 가운데 16경까지를 모두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절경을 자랑한다. 소리길의 대부분은 숲길이다. 울창한 숲길 옆으로 물길이 있다. 홍류동 계곡이다. 계곡 옆에는 자동차가 다니는 차도와 사람이 걸어서 다니는 인도가 있다. 소리길 위로는 새들이 다니는 하늘길이 있다. 길 옆에 길이 있고 길 위에 길이 있다. 소리길을 걷다보면 몸은 앞으로 가는 데 마음은 뒤로 간다.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생각에 잠기게 된다. 소리길은 걸으면서 자신과 소통할 수 있고 자신과 마음으로 대화하고 교감할 수 있게 한다.
‘절로 가는 길’, 천천히 가면 늦더라도 많은 것을 만나다
가야산 국립공원 입구에서 해인사까지 가기 위해서는 대부분 자동차를 이용했다. 차로 가다보면 홍류동 계곡의 절경을 놓칠 수밖에 없다. 빨리 가는데 제대로 볼 수 없다. 이제부터는 소리길로 가면 늦더라도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그게‘절’로 가는 마음이다. 낙엽이 쌓여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푹신푹신한 계곡길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해인사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온다. 해인사를 들러 가야산 정상을 오를지, 남산제일봉과 매화산을 오를지에 대해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가야산
먼저, 가야산과 해인사를 둘러보자. 가야산은 산세가 웅장하고 수려하여 예로부터 해동 10승지 또는 조선 팔경의 하나로 이름나 있다. 정상인 상왕봉을 비롯하여 두리봉, 깃대봉, 칠불봉 등 빼어난 경치를자랑하는 아름다운 산이다.
합천 해인사
합천 해인사
법보종찰 해인사가 위치하고 있어 더욱 널리 알려진 산이기도 하다. 또 해인사는 대각국사 의천, 사명당 유정, 퇴옹 성철 등 많은 고승을 배출해 낸 수도도량으로 이름이 높다. 한때, 34개의 암자가 있었으나 현재는 16개의 암자가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깊숙한 곳에 백련암이 있다. 백련암은 성철스님이 기거했던 곳으로 예부터 많은 고승들이 이 암자에서 수행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회랑대, 지족암, 약수암, 홍제암, 원당암,길상암 등이 각각의 사연과 전설은 간직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가장 오래되고 완벽한 대장경에서 조상의 지혜를 만나다
팔만대장경 (사진제공 : 합천군청)
해인사 하면 역시 팔만대장경이다. 팔만대장경을 만나려면 일곱 분의 부처님을 모시고 있는 대적광전을 지나 국보 제52호인 장경판전에 가야한다. 장경판전 자체도 세계문화유산이자 국보로 등록되어 있다. 건물 구조가 단순하지만 단순함에 온갖 과학과 기술과 선조들의 정성이 집결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장경판전을 구성하는 건물 4동의 기둥 수는 모두 108개. 이는바로 불가에서 말하는 108번뇌를 상징한다. 해인사 일주문에서 장경판전이 있는 보안문까지 설치된 계단수도 108개로서 불교의 우주관과 종교적인 상징의 의미를 담고 있다.‘ 천년이 지났어도 판이 새로 새긴 듯하고 나는 새들도 이 집을 피해 기와지붕에 않지 않으니 실로 이상한 일이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장경판전의 신비로움에 대해 이렇게 묘사했다. 사시사철 창문이 개방된 장경판전에는 수백년동안 날짐승이 침범하지 못하고 쥐 한마리도 들락거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거미줄이 처진 일조차 없었다고 한다. 4동의 장경판전 안에 750년 동안 팔만대장경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 부처님의 힘으로 몽고군의 침략으로부터 벗어나기를 기원하며 16년간에 걸쳐 제작한 경판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완벽한 불교대장경으로 세계의 문화유산이며 기록유산이기도 하다. 세계에 자랑할 만한 팔만대장경은 1251년에 완성되어 지금까지 남아 있는 목판이 8만1350판이며 전체의 무게가 무려 280톤에 이른다. 전부 쌓으면 3200m로 백두산(2744m)보다 높으며 길이로 이어 놓는다면 150리(약60km)나 된다고 한다.
이러한 엄청난 분량 외에도 질적으로도 아주 우수하다. 오탈자 한자 없을 뿐만 아니라 한 사람이 모든 경판을 새긴 것처럼 판각 수준이 일정하고 아름다워 추사 김정희 조차도 그 글씨를 보고‘이는 사람이 쓴 것이 아니라 마치 신선이 내려와 쓴 것 같다’고 감탄해 마지 않았다는 일화가 전해내려 온다. 1011년에 초조대장경이 간행됐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하게 천년전이다. 경상남도와 합천군, 해인사에서는 초조대장경 간행 천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2011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을 오는 23일부터 11월 6일까지 45일간‘살아있는 지혜’를 주제로 경남 합천군 가야면 주행사장과 해인사,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다.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은 대장경 간행 천년을 맞아 세계 문화유산인 대장경의 가치와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국제 행사로 개최된다.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은 ‘대장경 천년관’,‘ 지식문명관’,‘ 정신문화관’,‘ 세계교류관’등 대장경의 역사성과 현대적 의미를 알리는 전시관들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불교인 뿐 아니라 일반관람객들도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행사들이 준비되어있다.
매화산과 남산제일봉, 황매산과 합천호 등 다양한 볼거리를 만나다
이제 매화산으로 가보자. 가야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과 계곡을 따라 조금만 더 올라가면 치인리 상가단지가 나온다. 해인사호텔 입구에서 남산제일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나오는데 3km가량을 걷다보면 남산제일봉에 오를 수 있다. 매화산의 빼어난 기암괴석은 또 다른 절경이다. 바위로 이루어진 남산제일봉에는 땅속에 묻혀있는 소금단지 두껑을 볼 수 있다. 남산제일봉은 해인사를 마주보고 있는데 바위봉우리가 불의 기운을 담고 있어 화재예방을 위해 해인사 스님들이 해마다 소금단지를 묻는 풍습에 따른 것이다. 남산제일봉을 뒤로 청량사로 내려오는 길에는 매화산의 절경을 둘러볼수 있다.
영림사지석탑
통일신라시대에 세워진 절로 추정되는 청량사에는 석등과 3층 석탑, 석조여래좌상 등 세 개의 보물을 만나볼 수 있다. 이밖에 합천에는 볼거리가 다양하다.
함벽루
합천영상테마파크
가야산과 해인사, 홍류동계곡과 소리길, 남산제일봉, 그리고 합천호와 합천영상테마파크, 황매산과 모산재, 황계폭포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에 속한다.
합천의 먹을거리
합천군에서 의욕적으로 개발하여 브랜드화한 품목으로서 황토와 보리당근먹이를 공급하여 육질이 부드러운 황토한우가 유명하다. 또 우리 고유의 순수토종으로 철저한 혈통관리와 전통적인 사육방법으로 생산되는 토종흑돼지도 합천의 특산품이다. 해인사 입구 식당가에는 가야산에서 채취한 각종 산나물로 만든 산채한정식과 해인사전통사찰음식이 유명하다. 합천군에서는 합천지역의 농축특산물을 이용하여 만든 대장경 밥상을 이번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행사기간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출처 : 흙사랑물사랑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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